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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Korea/Jeju Island

제주에 홀리다.. 제주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by 슬기! 2009. 10. 26.



제주에 홀리다.. 제주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루게릭이라는병과 힘들게 싸우시면서 제주의 아름다움을 담아내신 김영갑 선생님.. 

제주가 좋아 1985년 혈혈단신으로 제주도에 내려와 20여년을 밥먹을 돈을 아껴가며
제주의 오름과 바다.. 들판과 구름, 억새를 카메라에 담으셨다..

그러던 어느날 근육이 점점 퇴화되는 루게릭병 진단을 받으시고
2002년 여름, 폐교된 초등학교를 빌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이 탄생했다.. 

제주도 사람 누구나 알고 있는 제주도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꼭꼭 숨어있는 속살을 엿보려면 온몸으로 바람을 느끼고 이해해야 한다.
 바람을 이해하지 않고는 겉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움만 보고 느낄 뿐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움은 한라산이 설악산이나 지리산보다 빼어날 수 없다.
한라산의 속살을 보고 느낄 수 있다면
하와이나 발리, 아니 지구상의 어떤 곳보다 아름다운 낙원임을 인정할 것이다. 

 사진작가 김영갑이 제주바람 찍은 까닭 中 

김영갑선생님의 말씀처럼..
누구나 알고 있는 제주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훨씬 더 많은걸 느끼게 해준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갤러리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멋진 정원이 눈앞에 펼쳐진다..


김영갑선생님이 직접 손으로 만드셨다는 갤러리 정원의 조각상들...


루게릭이란 병과 힘들게 싸우시면서
하나하나 직접 만들고 가꾸신 두모악 갤러리의 정원..


조각 하나하나의 표정과 몸짓에서 삶의 희노애락이 엿보인다





한눈을 팔지 않으려고 갤러리 공사에 전념한다.
어두워지면 직원들은 모두 돌아가고 혼자 있다 보면 진통이 심해지고 그러면 잡생각에 시달린다.
생각들을 떨쳐내기 위해서 걷는다. 온 몸에 힘이 빠져 걸을 수 없을 때,
카메라를 메고 동서남북 정신없이 떠돌던 그때를 생각하며 웃는다.
참으로 그때는 행복했다. 그런데 나는 행복을 찾아 헤매었던 것이다.
건강할 땐 내일을 믿기에 오늘에 충실하려고 했다.
지금은 내일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오늘에 충실하려고 한다 

김영갑 선생님의 편지 中


그렇게 한참을 정원을 산책하다가
드디어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건물로 들어섰다..


입장권을 끊고 (3,000원) 받은 김영갑 선생님의 작품들... 

이게 정말 제주도가 맞는걸까?


입구 왼쪽으로 바로보이는 김영갑선생님계서 생전에 사무실로 쓰셨다는 자리..


손에서 놓지 않으셨던 카메라..
선생님이 보시던 책들..
모두 다 그대로..


그리고 옆에 걸린 사진에는 김영갑 선생님의 모습도..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느끼고 이해하며 담으신 사진들...





골프나 낚시를 즐기며 일년 내내 제주도에 머문다고 제주의 정체성을 헤아릴 수 없다.
친구들과 수다 떨면서 360개의 오름을 모두 오른다고 한라산의 아름다움을 보고 느낄 수 없다. 

 사진작가 김영갑이 제주바람 찍은 까닭 中


갤러리 한쪽공간에는 생전 김영갑 선생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영상도 흘러나오고 있었다.. 

한장의 사진을 찍기위해서 하루종일 아니 몇일동안
같은자리에서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그렇게 20여년을 바라보신 제주의 모습들..



몇번을 그렇게 봐왔던 제주도였는데 나에겐 또다른 아름다움이고
또 다른 세상이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움만 보고 즐겼던 예전의 나와는 달리
나도 이젠 조금 제주도를 이해 할 수 있을까?


병을 치료할 방법이 없음을 알았을 때,
주저 없이 자신을 자연에 내맡겼다.
삶의 끝자락에 내몰린 나는 그렇게 하늘만을 믿고
나에게 허락된 하루를 감사하며 신명을 다해 오늘을 즐긴다.
온종일 깊은 생각에 잠겨 내 자신을 들여다본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나만이 가진 것은 무엇일까.
그동안 보고, 느끼고, 깨달은 것은 무엇인가!  

가만히 나를 들여다볼 뿐
무엇을 보려고, 느끼려고, 깨달으려고 하지 않는다. 남들에게도 강요하지 않는다.
보고 싶으면 보고, 느끼고 싶으면 느끼고, 깨닫고 싶으면 깨달으면 된다.
...

20년 동안 오름 하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하나도 모르면서 두 개, 세 개 욕심을 부렸다.
중산간 오름 모두를 이해하고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표현하겠다는 조급함에 허둥대었다.
침대에 누워 지내지 않았다면 지금도 그 같은 과오를 범했을 것이다. 
 
김영갑 선생님의 편지 中



다시 내가 제주도를 찾는다면.. 

그땐 조금 더 다른 제주도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참 많은걸 느끼게 해준 제주도..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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